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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을 위하여
배부일 : 2025/05/20 보도언론 : 매일신문 작성자 : 홍보팀 조회수 : 1686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을 위하여

[지방대 위기극복 릴레이 기고]

대구가톨릭대학교 김용찬 부총장


한때 대학은 지역의 중심이었다. 사람들이 모여 배우고, 교류하며,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인구는 줄고, 청년은 떠나며, 지역은 점차 소멸의 길을 걷고 있다. 대학은 그 빈자리에서 조용히 버틸 뿐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는 오래전부터 예고돼 왔지만, 그간의 대응은 실효성이 부족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대학이 존재하는 이유, 그리고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지금 이 지역에 대학이 있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지역에서 교육이 지속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이는 곧, 대학이 지역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지역이 사라지면 대학도 설 자리를 잃는다. 또한 대학이 사라진 지역은 더 빠르게 중심을 잃는다. 결국 대학과 지역은 서로를 지탱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이 사실을 외면한 채, 어느 한쪽만의 생존을 꾀하는 길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렇다면 대학이 할 일은 명확하다. 울타리 안에 머무르지 말고, 지역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오늘날 교육은 더 이상 학교에만 머물지 않는다. 산업과 연결되고, 일상과 닿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살아 숨 쉬어야 한다.


대학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이 살아나야 한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학이 함께해야 한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이 물음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다시 지역과 함께 걷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본격화된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은 그 첫걸음이었다. 대구가톨릭대는 본평가에서 11개 과제에 선정되어, 경북권 최대 규모인 약 800억 원의 지원을 확보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성과는 이 사업을 통해 대학과 지역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세운 방향은 단순한 대응이 아니다. 신입생 확보나 취업률 제고를 위한 일시적 전략이 아니라, 지역에서 배우고 살아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전환 기술을 기반으로 대학·산업·지역사회·연구기관이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기존의 산학협력을 넘어, 지역과 함께 숨 쉬는 교육 생태계를 위한 출발점이다.

우선 대구가톨릭대는 5년간 335억 원 규모의 ‘RISE U-늘봄사업’을 주관하며, 21개 대학과 함께 지속 가능한 경북형 교육 생태계를 구상하고 있다. 저출생·고령화 대응과 지역 내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고,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공모형 과제로는 ▲로컬 맞춤형 R&D ▲현장 실무형 고급인재 양성 ▲MEGAversity 연합대학 ▲특성화 대학 ▲대학 평생직업교육체계 구축 ▲사회적 가치 실현 등을 추진해, 지역 연계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지정형 과제로는 5년간 67억 원 규모의 ‘K-U시티 프로젝트’를 통해 ‘1시군-1대학-1특성화’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청송의 항노화 산업, 봉화의 바이오메디 산업, 칠곡의 첨단농산업 등 지역 특화 분야와 교육을 긴밀히 연계하고 있다. 이는 비수도권 중 가장 많은 대학이 위치한 경북의 특성을 살려, 대학이 부재한 기초지자체에서도 대학의 역량을 통해 지역 특화 산업을 육성하고 청년 유출을 막는 데 목적이 있다.


우리는 교육과 현장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학생들이 배운 지식이 지역 문제 해결로 이어지고, 그 성과가 다시 주민의 삶으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지향한다. 지역 산업과 연계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졸업생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대학과 지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제 대학은 지역을 가르치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과 함께 배우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 대학의 역량이 지역 산업과 삶 속으로 스며들 때, 진정한 변화는 가능하다.


한편, 대구가톨릭대는 가톨릭상지대, 가톨릭꽃동네대, 목포가톨릭대, 부산가톨릭대와 함께 ‘한국가톨릭대학연합(KCUA)’을 구성해 ‘글로컬 Caritas Medicare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복지 분야의 특성화를 추진하고,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대응하며 지역 전문인재 양성과 지역사회 발전, 글로벌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방소멸의 흐름을 거슬러 나아가는 힘은 멀리 있지 않다. 가장 가까운 곳, 함께 살아가는 이웃과의 연대에서 비롯된다.


대구가톨릭대학교는 그 큰 걸음을 내디뎠다. 그 안에 담긴 방향과 믿음을 지키며 앞으로도 지역과 함께,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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