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더 나은 미래
모자가 같은
과에서 나란히 박사·석사 학위
대학서 배운 이론은 유아교육 현장에 적용
‘어머니는 박사, 아들은 석사’
모자가 같은
대학, 같은 학과, 같은 지도교수 아래서 박사학위와 석사학위를 나란히 받게 돼 화제다. 대구가톨릭대 대학원 아동학과의 윤정희씨(51)는 20일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는다. 이 대학 아동학과에서 배출한 ‘1호 박사’이다.
지난 2005년 박사과정을 시작한 윤씨는 4년간 유아교육을 위한 동화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동화활동 프로그램이 유아의 언어표현력 및 친사회적 사고에 미치는 효과를 주제로 논문을 썼다.
아들 김재원씨(26)는 이 대학에서 종교음악과 사회복지학을 복수전공한 뒤 2007년 아동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동음악을 지도하고 있는 김씨는 음악과 아동학을 접목해 ‘리듬 합주활동이 유아의 자기조절능력에 미치는 효과’라는 논문을 제출했다.
◆다정한 모자, 학문적 동지
두 사람은 학교도 함께 다니고, 밤을
새우며 논문준비도 같이 한 다정한 모자이다. 윤씨는 “박사논문을 쓰면서 좌절한 적이 많았지만, 그 때마다 ‘어머니는 훌륭하다. 어머니는 할 수
있다’며 격려한 아들의 힘이 정말 컸다”고 말했다.
학문적으로 보면 선후배 사이다. 아들 김씨는 “제가 모르는
것을 어머니께 물으면 편하게 잘 가르쳐 주셨다”고 감사했다.
2006년엔 스승과 제자 사이로 한 학기를 보냈다. 김씨는 다른 과목이 폐강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어머니
윤씨가 강의를 맡은 아동학과의 보육실습과목을 수강했다. 윤씨는 “당시 제자인 아들에게 엄격한 비판을 해줬다”고 회고했다.
◆어머니의 끝없는 향학열
방송통신대학에서 가정학을 전공한
윤씨는 지난 1995년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운영했다. 그러나 완벽한 이론 없이 유아교육의 실제적 목표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대학문을 두드렸다. 경북과학대 사회복지과, 경운대 아동사회복지과(편입학), 경북과학대 유아교육과를 차례로 졸업하고, 2005년 경운대
산업정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윤씨의 뜨거운 향학열은 다른 사람을 감동시켰다.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도와줬고, 지도교수도
윤씨의 성실성과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모자를 함께 지도한 대구가톨릭대 아동학과 문수백 교수는 “윤씨는
입학을 하자마자 논문주제를 잡아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번 박사논문은 출판사에서 출판 제의가 잇따를 정도로 아주 훌륭하다”고
말했다.
◆이론은 현장으로
돌아간다
두 사람이 대학서 배운 이론은 모두 현장으로 되돌아간다.
윤씨는
“현장은 사회변화를 못 따라가 늘 급급하고, 이론은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현실이 답답했다”며 “대학에서 공부한 이론을 유아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박사논문도 올해 개정된 유치원 교육과정에 맞춰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씨는 내년에 대구시 동구 율하동에서 새 유치원을 개원한다. ‘박사님’은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유아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포부다.
아들 김씨도 아동에게 맞는 음악을 작곡·편곡하고 지도하는 일이 행복하다.
대학원에서 전공한 아동학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새로운 음악으로 태어나는 밑거름이 될 것이란 확신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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