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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근씨 일가족 4명, 대구가톨릭대 동시에 졸업
거동 불편한 아들 위해 가족 모두 대구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에서
공부
캠퍼스에서 4명이 한 몸처럼 공부해 졸업… 대학원까지 함께 진학할
예정
거동이 불편한 아들을 위해 부모와 동생까지 일가족 4명이 함께 대학 공부를 마치고 감격스러운 졸업장을 거머쥐었다.
주인공은 대구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송희근(55세, 남)씨 가족. 큰 아들 송성규(30세, 남)가 불편함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대학생활을 함께 한 아내 홍숙자(53세, 여)씨와 작은 아들 송주현(27세, 남)씨가 모두 사회복지학과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20일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파란만장했던 대학생활을 마무리했다.
[대구가톨릭대 송희근씨(가운데 맨 뒤)와 아내 홍숙자씨(맨 왼쪽), 큰아들 송성규씨(아래), 작은아들
송주현씨가 20일 열린 졸업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 가족이 동시에 대학에 도전하게 된 것은 자식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이었다. 송희근 씨는 “거동이 불편해 손과 발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큰 아들을 위해 부모로써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한 끝에 세상을 밝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세상을 밝게 보기 위해서는 그만큼 많은 것을 배워야 하고 그 배움을 위해서는 대학이라는 곳을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가족 모두가 한결같은 마음이었기에 누구하나 반대 없이 다 함께 입학해 큰 아들을 돕기로 했고 또 오늘 이렇게 다 함께 졸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캠퍼스 안에서 이 가족은 마치 한 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차를 타고 내려 휠체어에 큰 아들을 앉히고, 강의실까지 가서 자리를 잡고, 수업 내용을 필기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가는 과정까지 송희근씨 부부와 작은 아들은 큰 아들과 함께 움직이며 대학시절을 보냈다. 송 씨는 “학창시절 내내 똑같은 교과목을 함께 들었기 때문에 시험을 준비할 때는 서로 배운 것을 집에 와서 함께 공부했다. 큰 아들이 몸은 불편하지만 머리는 좋아서 시험 공부할 때는 오히려 우리 부부가 큰 아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젊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도움도 많이 받았지만 장애우에 대한 편견을 완전 떨쳐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안타까움도 느꼈다고 한다. “사회복지학과는 우리 사회의 어둡고 소외된 곳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잘 돕기 위해 공부하는 학과이다.
공식적으로 인정된 복지기관, 단체에는 열심히 찾아가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정작 바로 옆에서 생활하고 있는 장애우 학우에게는 그만큼의 관심을 주지
않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4명이 함께 공부하면서 어려움도 많았기에 졸업의 성취감도 컸다. 홍숙자 씨는 “대학 공부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중간에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잘 이겨내고 결승점까지 도착하니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한 것을 이루어냈다는 큰 성취감이 느껴진다. 함께 해준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도움을 주신 대학 본부, 교수님과 학우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송희근씨 가족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4명 모두 오는 3월부터는 영남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입학해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송희근 씨는 “처음에는 오로지 자식을 돕기 위해 시작했는데 차츰 공부를 하다보니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아들도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고 뜻을 밝혀 대학원 입학까지 결정했다. 능력이 닿는 데까지 아들을 위해 지원할 것이다”고 계획을 말했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이 가족들에게는 소박한 꿈이 생겼다. 작은 아들 송주현 씨는 “국가나 단체에서 공식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다양한 복지제들이 있지만 장애우 가족의 시각에서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사회복지학을 보다 깊이 있게 공부해 장애우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형과 같은 젊은 장애우들이 일반인들처럼 편리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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