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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12(火) 중앙일보 33면]
학과 돌며 “내실 강화 방안 내놔라”
‘대구·경북 사학 1위’ 목표 향해 뛰는 대구가톨릭대
소병욱 총장
대구가톨릭대 교수들은 요즘 할일이 많아졌다.
지난 1월 취임한 소병욱(60) 신임 총장이 학과를 하나씩 돌며 발전 방안을 듣기 때문이다. 8일 오후엔 수학과 차례였다. 수학과 교수 4명은 취업 중심 교육과정 등을 보고했다.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공무원반·임용고시반 운영 등을 언급하자 소 총장은 더 구체적인 방안을 요구했다.
수학과 김혜경(51) 학과장은 “2007년 대학 평가 받은 걸 토대로 준비했는데 신경이 많이 쓰였다”며 “문제는 총장이 매 학기 말 진척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점”이라고 말했다. 총장이 바뀌면 한번씩 있었던 의례적인 학과 방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 총장은 전체 60여 학과 중 지난 주까지 18개 학과를 돌았다. 그가 학과에 요구한 것은 5가지다. 취업 중심의 교육과정 개편과 ▶자격증 취득 방안▶영어 실력 향상 프로그램▶기관·단체·업체 연계 방안▶졸업인증제 구체화 등이다.
대구가톨릭대 소병욱(가운데) 총장이 지난달 28일 교내 교수회관 2층에서 학생 20여 명과
오찬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에 학생들에게 직접 식판을 나르는 교수의 모습이 보인다. [대구가톨릭대
제공]
취업 중심 교육과정 등 요구 … 비교평가 서둘러
학생들 만나 점심 대화 … 교수에겐 “제자 섬겨라”
소 총장이 내세운 경영 목표는 ‘개교 100주년 대경사학 1위’다. 즉 2014년까지 대구가톨릭대를 대구·경북 사립대학 중 최고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그 목표를 달성하는 지름길이 학과의 내실 강화”라며 “자신 있다”고 말했다. 학과마다 취업률 등 평가 지표를 경쟁 대학과 비교해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다 조만간 자신의 구상을 덧붙여 발표할 예정이다. 외부 기관이 대학을 평가하듯 학과를 비교 평가하겠다는 구상이다. 물론 전공별 특성을 고려해 평가 지표를 만든다. 평가(A∼E) 결과도 개별 교수 대신 학과 단위로 연봉에 반영할 계획이다.
총장은 학생들도 만난다. 인터넷으로 희망 학생을 모집한다. 벌써 두 차례 교수회관에서 총장과 학생들이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학과장 등 교수들이 직접 학생들 식판을 나른다. 학생을 섬기라는 뜻에서다. 손창규(26·회화4)씨는 이 자리에서 “가톨릭작품 공모전을 제안했다”며 “교수들이 날라다 준 밥을 먹으면서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기숙사 규율이 너무 엄하다는 말도 나왔다. 총장은 “기숙사 규율만큼은 학생보다 부모가 좋아하는 기준을 채택하겠다며 학생에게 양보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술 더 뜬다. 내년에는 교수들이 학생 발을 씻겨 주는 행사를 열 계획이다. 교수들에 대한 주문은 거침이 없다. 그는 입버릇처럼 “제자들의 장래를 책임지라” “제자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라”고 말한다.
지난달 28일엔 ‘김수환 추기경 추모의 밤’ 행사를 열었다. 인물을 통한 새로운 인성 교육이었다. 거기다 김수환 추기경이 대구가톨릭대의 전신인 유스티노신학교를 나온 동문인 점도 알려 학생들에게 긍지를 심었다. 앞으로 교정에 김 추기경의 동상을 세우고 데레사 수녀, 간디 등도 조명할 예정이다.
소 총장은 교직원과도 오찬 대화를 했다. 그만큼 소통을 강조한다. 소통이 원활해야 학교 발전을 위한 좋은 의견이 나오고 구성원 만족도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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