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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 금호강 다시 보기] 지리교육과 전영권 교수 시평
배부일 : 보도언론 : 작성자 : 비서홍보팀 조회수 : 13170

[수요 시평] 신천 금호강 다시 보기 
 
 

전영권 대구가톨릭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세계적으로 봐도 대도시치고 대구처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쉽게 갈 수 있는 산과 강이 지척에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인구 250여만 명의 거대 인구를 지탱해주는 대구의 원동력이 산과 강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최근 대구시나 경상북도는 물론 지역 정치권에서도 금호강과 신천을 생태적으로 건강하게 개발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금호강은 경북과 대구를 통과하고 있어 두 광역 지방자치단체 간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특히 대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의 신천은 그 위상이나 생태기능으로서의 역할을 감안할 때 매우 중요하다.대구의 중심 생태축 중에서도 대구 한가운데를 동-서로 가르는 신천은 지역민들의 삶의 터전인 것이다.

 

 이처럼 지역민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친숙한 신천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 신천의 어원이 1778년 대구 판관으로 부임해온 이서라는 분이 대구 중심을 흐르던 신천의 잦은 범람으로부터 주민들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할 목적으로 사재를 들여 현재의 물길로 돌린 이후 생겨난 새로운 물줄기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것이다. 新川(신천)의 한자 의미에서 생각해본다면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첫째, 이서가 신천의 물줄기를 변경시켰다는 1778년 이전에 제작된 팔도여지지도(16세기 후기), 광여도(1698~1703년) 등에 표현된 신천 물줄기는 현재의 신천 물줄기와 동일하다.

 

 둘째, 1778년 이전에 발간된 경상도지리지(1425년), 세종실록지리지(1454년), 신증동국여지승람(1531년)의 대구편에 이미 신천이라는 지명이 존재한다.

 

 셋째, 신천이라는 용어에 대한 문제이다. 관련 고문헌을 모두 참고해 봐도 대구 신천의 지명유래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신천이라는 용어가 대구 이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경기도 양주시의 신천이나 서울 강동구 잠실역 주변의 신천 등은 샛강의 의미를 가진다. 유추해 본다면 대구의 신천 역시 대구부와 대구부의 속현인 수성현 사이를 흐르는 하천이라는 뜻에서 ‘사이천’, 또는 ‘새천(샛강)’이 한자로 표기되는 과정에서 ‘신천’으로 오기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신천과 관련하여 대구시민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또 다른 지형으로는 신천에 존재했었다고 기록으로 전해지는 笠巖(입암, 삿갓바위)이다. 입암은 조선 초 대유학자인 서거정 선생이 대구의 아름다운 풍광을 칠언절구 10수로 지어낸 ‘대구 십경’ 중 ‘笠巖釣魚(입암조어, 삿갓바위에서 낚시하는 풍경)’에 등장하는 지형으로 현재 봉산동에 위치한 건들바위로 인식되고 있으나 사실과는 다르다. 건들바위는 삿갓바위의 뜻을 가지는 입암(笠巖)이 아니라 ‘서 있는 바위’라는 의미의 立巖(입암)이다. 지금의 건들바위가 있는 곳의 마을 이름 역시 조선시대에는 건들바위의 서 있는 모습을 따 입암리로 불렀다.

 

 대구시는 신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더 이상 방기해서는 안 된다. 앞서 말했듯이 신천은 단순히 금호강의 한 지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대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이자 대구의 주요 생태공간으로 대구의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이다.

 

 아울러 필자는 신천과 금호강의 정체성 확립은 물론 생태적 관리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대구읍성 복원을 포함하여 대구에 녹아 있는 다양한 ‘골목 문화’를 주제별로 분류하고 정리하여 신천과 하나의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는 탐방코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대구의 문화와 자연을 조화롭게 엮어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때마침 대구의 문화예술시민단체인 ‘대구거리문화시민연대’가 발간해 낸 ‘신택리지’는 이런 의미에서 중요하다.

 

 둘째, 조선 초기 대유학자 서거정 선생의 ‘대구 십경’과 고문헌을 통해 알 수 있는 대구의 다양한 풍광 등을 금호강의 문화생태적 복원과 활용에 이용할 필요가 있다. '대구 십경' 자료를 검토, 현재의 금호강 생태복원에 활용한다면 외국 어느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보다 생태적이고 본질적인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셋째, 팔공산과 앞산에는 왕건과 견훤 간에 벌어진 공산전투와 관련한 지명과 유적이 전해지고 있어 이를 앞서 언급한 두 가지 경우와 연계시킨다면 훌륭한 관광자원을 창출할 수 있어 대구의 생태환경과 문화관광산업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 본다.

 

 

[보도기사 바로보기]

 

☞ 매일신문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14645&yy=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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