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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학위, 표절 논문은 사라져야 한다] 사무처장 김명현 신부 기고
배부일 : 보도언론 : 작성자 : 비서홍보팀 조회수 : 9460
[2007. 7. 16자 대구일보 종교인 칼럼]

 

 

가짜 학위, 표절 논문은 사라져야 한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 가끔 당혹스러운 뉴스를 접하게 된다. 최근에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는 신정아란 젊은 교수에 대한 소식이다. 그녀는 2005년 9월 서울대 동양화과를 중퇴하고, 미국 캔자스대(Universty of Kansas)와 캔자스주립대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받고 예일대에서 미술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는 이력서를 제출하고 33세의 나이에 동국대학교 조교수로 특별 채용되었다.


  그녀는 화려한 경력덕분에 국내 최대 미술행사 중 하나인 ‘2007 광주 비엔날레’에 공동예술감독으로 발탁되었다. 하지만 최근에 대학부터 박사학위까지 모든 학력이 가짜로 드러났으며, 그녀가 대학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은 표절의혹이 짙다고 한다.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이 학위를 허위로 만들자니 논문을 표절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프랑스에 출장 중이라던 그녀가 몰래 귀국해 칩거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부끄러운 줄은 아나보다.


  우리사회에서 가짜 학력문제와 논문의 표절, 중복게재로 사회적 물의를 빚는 일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사람들이 잊을 만 하면 가짜 학위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가짜 학위문제는 주로 외국대학에서 돈을 주거나, 자격이 없는 대학에서 허위 학위를 받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러기에 한번도 수업을 하지 않고 외국 대학의 박사학위를 받고, 학위를 줄 자격이 없는 대학에서 학위를 발급받고, 돈을 주고 학위를 받는 등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외국인들마저 가짜 학위를 가지고 취업을 하는 경우가 벌어지고 있다. 얼마전 교육학을 전공한 것처럼 위조한 학력증명서로 비자를 발급받고 국내 영어학원에 취업했다가 적발된 캐나다인이 실형을 선고 받은 사건이 있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시대인데도 아직도 가짜 학위가 나돈다는 것은 우리사회가 능력보다 학력을 중시하기 때문이 아닐까? 또 알게 모르게 국내대학보다 외국대학에서 학위를 한 사람을 우대하는 풍토 때문에 외국대학과 관련된 가짜 학위가 나도는 것이 아닐까? 그 사람이 어떤 것을 해왔으며,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는 것이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능력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기보다는 그가 어떤 대학을 졸업했는가를 가지고 평가하는 풍토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한 가짜 학위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가짜 학위와 함께 또 대학사회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병패가 있다. 그것은 논문과 관련된 것이다. 가장 유명한(?) 가짜 논문은 단연코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이 일 것이다. 그는 있지도 않은 줄기세포를 가지고 세계적인 학술지에 발표하고 과학기술부는 그를 1호 ‘최고 과학자’로 선정했으며, 정부는 수백억 원의 연구비를 약속과 함께 그를 ‘경호경비대상’ 인물로 지정해 24시간 신변보호를 했다.


  그의 논문이 가짜임이 밝혀지자 온 국민의 선망의 대상이던 그는 하루아침에 희대의 사기꾼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리고 지난 해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국민대 교수 재직당시 제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자신의 것인 양 학회지에 기고했으며, 자신의 논문을 중복 게재한 것 때문에 일찍 낙마하게 되었다. 얼마 전 고려대학교의 이필상 총장이 제자의 논문과 관련된 표절과 중복게재와 관련하여 중도에 총장직을 물러났다. 2006년에는 연세대학교의 모 교수가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중복으로 실었다가 두 차례나 발각돼 논문을 취소당하고 해당 학술지에 사과문까지 게재했다고 한다.


  가짜 학위와 표절 논문, 논문의 중복 게재는 정직성을 잃어버린 결과일 것이다. 정직성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학문의 세계는 형성될 수 없다. 그리고 객관성이 있어야 학문으로서
인정될 수 있기에 이 객관성을 인정받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정직하고 진실한 태도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부모로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그러기에 3살 아이도 거짓말이 나쁘다는 것을 아는데 하물며 이 사회의 지도층인 대학교수가 가짜 학위, 논문의 표절과 중복이 나쁘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는데 왜 이런 악행들이 사라지지 않는가?


  이런 문제와 관련된 극소수의 교수들 때문에 대학은 병들고 있다. 그러니 이런 문제에 관련된 교수들은 이제는 더 이상 대학 사회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지 말고 대학사회에서 용퇴해야 할 것이다.


김명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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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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