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ifference you are making
고희 넘긴 만학도 최진영씨, 학사모 쓴다
“평생
공부하면서 배운 것 나누고 싶어” … 대학원까지 합격해 학구열 과시
어려운 시대상황과 가난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하고 50여년 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 만학도 대학생이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 서경돈)에서 학사모를 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일어일문학과 4학년 최진영(71세, 남)씨. 고희를 넘긴 최씨는 오는 20일 대구가톨릭대 2007학년도 전기학위수여식에서 교내 최고령 졸업생으로 학사학위를 받는다.
젊은 시절 최씨는 6·25전쟁 등을 겪으면서 어렵게 대구초등학교와 군암중학교(당시 남중학교)를 졸업한 후 경북공고에 입학했다. 하지만 끼니를 잇기 어려울 만큼 가난한 집안 형편에 고등학교 등록금을 내는 것이 쉽지 않았고 결국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온갖 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2남 3녀의 자식을 키운 그는 공군에서 통신분야를 주특기로 한 경험을 바탕으로 유니온테크라는 통신설비 회사까지 차렸고, 회사가 제 궤도에 오른 2000년 경영을 큰아들에게 넘겨주고 못 다한 학업에 대한 한풀이를 시작한다.
2001년 대구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학업을 시작해 초등학교 시절 배웠던 일본어로 대학 공부를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2003년 대구영진전문대학 관광일어통역과에 입학했다. 졸업과 동시에 2005년에는 대구가톨릭대 일어일문과 편입학 시험에까지 합격해 젊은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지난 7년간 쉴 틈 없이 학구열을 불태워왔다.
고희가 넘은 나이에다 컴퓨터 실력은 컴맹 수준이지만 최씨의 학업성적은 젊은 학생들을 놀라게 할 만큼 우수했다.
방송통신고 재학시절에는 전국 60개 방송고 재학생 평가에서 최우수상을, 졸업 때는 우수 모범학생으로 금상을 받았다. 전문대 졸업점수도 100점
만점에 95.43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으며, 대학교 졸업점수도 90점을 넘기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최씨는 “컴퓨터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순식간에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레포트도 컴퓨터로 금방 만들어 제출해 버리는 젊은 학생들을 따라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그 때마다 ‘공부는 머리가 아니라 끈기로 하는 것’이라는 소신을 갖고 코피를 흘려가면서까지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원하던 대학 학사모까지 쓰게 됐지만 배움에 대한 최씨의 열망은 아직도 한참 진행 중이다. 최씨는 지난 달 대구가톨릭대 대학원 입학시험에 합격해 새 학기부터는 일어일문학과 석사과정을 시작하게 된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평생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으로 매년 새 학기를 맞이한다고 한다.
최씨는 “나처럼 교육을 받지 못한 이웃들을 위해 배운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 주겠다는 꿈이 나를 지금에까지 이끌고 왔다. 대학과 주위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배움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누리고 있는 만큼 남은 여생동안 온 힘을 쏟아 그 가치를 나누며 살 것”이라며 앞으로의 계획을 말했다. 조만간 최씨는 현재 다니고 있는 성당에 공부방을 마련해 운영할 예정이다.
지난 2년간 총장특별장학금을 지급한 대학 측은 남다른 학구열로 젊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최씨에게 석사과정에도 특별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보도기사 바로보기]
☞ 동아일보
☞ 한국일보
☞ 영남일보
☞ 경북일보
☞ 대구신문
☞ 경북매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