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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2. 29자 매일신문 '새내기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코너]
▶ 죽음의 수용소에서 / 빅터 플랭클 지음/이시형 옮김/청아 펴냄
'죽음의 수용소에서'는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준 프랭클 박사의 자전적 체험서이다. 이 책은 인간성에 대한 가치를 느낄 책임감을 부여하고 고통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 스스로 상담하게 하는 자기 성찰적인 책이다.
빅터 프랭클(Viktor Emile Frankl)은 19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나 의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에서 3년을 보냈다. 이때의 강제수용소 체험을 바탕으로 인간을 자유와 책임의 존재로 파악한 실존분석 이론을 정립하고 실존철학이자 실존치료라고 할 수 있는 의미치료요법인 로고테라피(Logotherapy)를 개발하였다.
로고테라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추구의 의지”이다. 프랭클은 수용소에서 사람들이 살고자하는 의지를 잃었을 때 죽는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현대인은 생존수단은 가지고 있지만 삶의 진정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일, 고통, 사랑을 통해서 의미와 목적을 찾음으로써 이 실존적 공허를 치유하는 것이 의미치료이다.
의미는 우리가 희망하는 것의 투사일 뿐만 아니라 존재의 기반이고 삶의 목표이기도 하다. 따라서 인간은 삶의 의미를 느낄 때 살아갈 힘을 얻고 행동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삶의 의미는 스스로 찾고 부여해야 한다. 우리가 가지는 희망과 꿈이 삶에 의미를 부여한다.
프랭클은 수용소 생활 속에서 자신의 벌거벗은 실존을 발견하게 된다. 모든 가족과 소유물을 빼앗기고 모든 가치를 상실당한 상태에서 죽음의 공포를 견뎌내고 의미있는 삶을 찾게 된다. 인간 한계를 넘어서는 최악의 상황에서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정신적 자유를 누리게 됨으로써 살아남게 된다. 고통을 야기하는 상황을 바꿀 수 없을 때 그것에 대한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는 것을 터득함으로써 고통의 숨겨진 의미와 견디는 능력을 얻게 된다.
다소 무게의 차이가 있고 그 모양새는 다르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삶을 누르는 짐을 지고 살아간다. 때론 그 압박에 주저앉아 버리고 싶을 때도 있고 달아나고 싶은 마음도 든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는 이런 주변 상황에서의 도피의 자유가 아니라 이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는 자유이다. 삶에 대한 우리의 태도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成人이 되는 길목에 서 있는 신입생들이 삶의 의미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고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정립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이 책을 권한다.
서경돈(신부·대구가톨릭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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